아이의 키 성장은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또래보다 키가 작은 경우,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를 고려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는 특정 질환에 의한 저신장증일 때 주로 사용되고, 혈당 상승이나, 근골격계 문제 등 부작용 위험이 있어 치료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단순히 '키 크는 주사'로의 사용이 아닌 정확한 진단, 처방에 따라 특정 질환의 '치료제'로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일 수 있다.

이에 최근에는 아이의 '키 성장 골든타임'을 지켜주면서도 부작용이나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식약처 인정받은 영양제들이 그 대안으로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아이 키 성장에 올바른 접근법은 무엇일까? 성장호르몬 치료와 그 부작용, 아이 키 성장에 도움 되는 생활습관까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최한슬 원장(아이웰소아청소년과의원)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아이 '키 성장 골든타임'은?... 영유아기보다 사춘기가 더 중요
아이들의 키 성장이 활발한 시기는 아이마다, 성별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크게 영유아기와 사춘기를 흔히 '키 성장의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출생부터 만 2세 사이의 영유아기에 급격히 자라고, 이후 발육 속도가 주춤해지다가 사춘기가 되면서 다시 키 성장이 활발해지는 식이다.

이에 최한슬 원장은 "본격적인 키 성장의 골든타임은 영유아기보다 사춘기가 더 중요하며, 여기에도 남녀의 차이가 있다. 여아의 경우 유방 발육 직후, 남아는 고환 크기가 10~12ml 정도 일 때 최대 성장 속도를 나타낸다"라고 설명했다.

이 시기를 지나면 성장판이 닫히고,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되면서 키 성장이 서서히 멈추게 된다. 따라서 아이의 사춘기가 키 성장을 위한 노력이 가장 필요한 때다.

성장호르몬 치료, 단순 '키 크는 주사' 아냐… 질환∙부작용 여부 잘 따져봐야
그런데 키 성장의 골든타임이 다가오면서, 아이의 키 성장이 원활하지 않으면 부모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이때 많은 부모들이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민하게 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성장호르몬과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인공 합성 약물을 투약해서 뼈의 성장을 촉진하는 치료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를 단순 '키 성장'만을 목적으로 시행하지는 않는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정상적으로 분비돼야 할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못하여 저신장을 유발하는 질환들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 질환들에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 증후군, 만성 신부전, 프라더윌리 증후군, 누난 증후군, 특발성 저신장증 등이 있다.

이에 최한슬 원장은 "예외적으로 저신장을 유발하는 질환이 없더라도 저신장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이 예상되는 경우에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정상 환아에 치료를 시행하는 것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고, 단순 키 성장 목적으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권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성장호르몬 치료 시에는 부작용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비교적 경미한 부작용으로는 발진, 가려움 등의 과민증, 간 수치 상승이나 구역, 구토 등의 소화기계 부작용 등이 있다. 하지만 갑상샘기능 저하증 등의 내분비계 부작용, 대퇴골두골단분리증, 척추 변형, 주기성 사지마비와 같은 근골격계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고, 가족력이 있다면 종양 발생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최 원장은 "이외에도 백혈구 수 증가, 유리지방산 상승, 부종, 두통, 혈뇨, 감각 이상 등의 기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바로 치료를 중지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성장호르몬 치료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므로 매번 주사를 맞아야 하는 아이의 부담과, 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치료 여부 결정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성장에 도움 되는 영양 성분 섭취, 도움 될까?... 기능성 원료 개발되기도
키 성장에 도움 되는 영양 성분으로 최한슬 원장은 칼슘, 비타민 d, 아르기닌, 아연 등 성분을 꼽았다. 칼슘은 뼈와 치아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아연과 함께 뼈의 강화를 돕는다. 비타민d는 섭취한 칼슘이 장에서 잘 흡수되어 뼈에 도달하도록 만들고, 아르기닌은 체내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영양 성분들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는 눈에 띄는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이에 부작용이나 경제적 걱정 없이 아이의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도 주목받고 있다. 실례로, 국내 최초로 어린이 키 성장 기능성 원료로 식약처 인증을 받은 'ht042'라는 성분이 있다. ht042는 황기, 가시오갈피, 한속단 등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한 기능성 성분이다.

ht042 성분은 실제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두 차례의 임상 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ht042를 섭취한 아이들은 섭취하지 않은 아이들보다 약 17% 추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주간 진행된 또 다른 임상에서는, 키 성장 인자인 igf-1을 증가시키면서도 뼈나이(골연령)와 성호르몬 수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성호르몬 수치 증가에 따른 '성조숙증' 발생 위험에서 안전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성조숙증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는 성장이 빠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최종 신장은 더 작아질 수 있다. 해당 내용은 지난 2017년 sci급 국제 학술지 '식물치료 연구(phytotherapy research)'에 게재되었다.

이처럼 칼슘이나 비타민 등의 필수 미네랄과 식물 유래 영양 성분 등은 아이 키 성장에 도움 될 수 있다. 하지만 최 원장은 "영양이나 신체활동, 수면 등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양제만으로는 아이의 키를 성장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영양제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 관리… 잘 먹고, 잘 자고, 적절히 활동하기
아이의 키 성장을 돕기 위해선 먼저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단백질, 칼슘, 비타민d, 아연 등이 포함된 식단을 구성하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덧붙여 최 원장은 "인스턴트식품이나 당이 많은 음료, 간식 줄이기"를 실천하기를 권했다.

적절한 신체활동 역시 혈액순환과 성장판 자극으로 성장에 도움을 준다. 또 외부에서 햇빛을 받고 신체활동을 하는 것은 우울감 개선 효과가 있는 등 정신건강 측면의 이점도 있다. 최 원장은 "한번 하고 끝나는 운동이 아니라 하루 30분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줄넘기, 농구, 스트레칭, 수영 등의 운동을 권장한다"라고 설명했다.

적절한 수면습관 역시 키 성장에 필수적이다. 성장호르몬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 가장 활발히 분비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특히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아이의 시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