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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 윤계상, 약물 사용 오명 씌운 '이 질환'은?... 뇌졸중과 증상 유사
럭비를 주제로 한 sbs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이하 '트라이')가 매회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트라이'는 체육 고등학교의 럭비부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 주가람(윤계상 분)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성장기를 보여주며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극중 주가람 감독은 선수 시절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할 만큼 기량이 뛰어났지만, 금지 약물 사용으로 협회에서 제명되고 럭비계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주가람 감독의 금지 약물 복용은 '중증 근무력증'이라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었던 질병 치료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어떤 질병이길래 이토록 뛰어난 운동선수의 생명을 위협했을까. 또 중증 근무력증 치료제가 실제로 스포츠 선수의 도핑 문제와 관련이 있을까? 신경과 소정민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중증 근무력증… 말하기, 삼키기 힘들어지고, 심하면 호흡곤란까지
중증 근무력증은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정상 조직을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곳에서 운동 신호를 전달하는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자가 항체가 공격해 그 기능을 차단하거나 형태를 파괴하여 근육의 수축을 방해하는 질병이다.
발병 초기에는 눈꺼풀 처짐, 복시(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 얼굴 근육 약화로 인한 씹기, 말하기, 삼키기가 어려워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얼굴 부위 근육 약화뿐만 아니라 팔다리 근육이 약해지고, 나아가 호흡근까지 약해져서 호흡곤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드라마 '트라이'에서 주가람이 자주 눈을 찡그리거나 다리 힘이 풀려 쓰러지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등의 장면은 대체로 중증 근무력증의 증상을 잘 묘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소정민 교수는 "팔다리 위약 증상은 대체로 어깨나 고관절과 같은 근위부에 주로 발생하며, 드라마에서처럼 물건을 집는 힘이 떨어지는 증상인 원위부의 위약 증상은 전형적인 증상은 아닐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몸 한쪽에만, '중증 근무력증'은 운동할 때 악화
중증 근무력증의 증상은 일반인에게는 뇌졸중이나 파킨슨병과 혼동될 수 있다. 특히 두 눈의 복시 증상, 안검하수, 삼킴 장애 등의 증상은 뇌졸중의 증상과 매우 흡사하다. 하지만 소정민 교수는 두 질환의 발생 기전은 전혀 다르다며 "뇌졸중으로 인한 증상은 중증 근무력증과는 달리 갑자기 발생하며, 몸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중증 근무력증으로 인한 근육 위약은 주로 양측 상하지 근위부에 발생하여 휴식하면 증상이 호전되고 운동하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발음장애, 삼킴 장애 등의 증상도 중증 근무력증과 파킨슨병의 공통된 증상이지만, 파킨슨병은 서동증, 안정 시 떨림, 경직, 자세 불안정성 등의 증상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금지 약물의 정체는 '면역억제제'?... 완치는 없지만 치료하면 일상 문제없어
중증 근무력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세한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진찰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중증 근무력증이 의심되면 '반복신경자극검사', '아세틸콜린수용체 항체 측정', '얼음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중증 근무력증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완치의 개념을 적용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진단된 이후에는 면역체계를 유지하면서 병의 악화를 막고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삼는다. 소정민 교수는 "병의 기전상 완치가 될 수는 없지만, 일부 환자는 약물 치료 없이도 장기간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로 지내기도 하며, 적절한 치료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는 일상에 큰 지장이 없다"라고 설명한다.
치료에는 면역 억제제, 부신피질호르몬제, 면역글로불린 주사, 등을 활용한다. 특히, 면역 억제제 중 하나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중증 근무력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서 흔히 사용하는 약물이다. 이에 대해 소 교수는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많은 용량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어 스포츠 선수의 도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트라이'의 주가람 감독도 증상 완화를 위해 면역 억제제를 사용했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중증 근무력증… 감염, 임신, 수술로 재발 가능성↑
'트라이'에서 주가람의 '중증 근무력증'은 치료 후 재발된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설명한 것처럼 중증 근무력증은 완치보다는 증상 조절에 초점을 두고 치료하기 때문에, 주가람의 경우 증상이 잘 조절되고 있다가 다시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정민 교수는 "완전 관해(증상이 완전히 없는 상태) 상태에 도달한 환자도 수년 후에 재발하는 경우가 있고 특히 감염, 임신, 수술 등의 신체 변화나 기저질환의 악화 등은 재발 위험을 높인다"라며, "치료를 중단한 후 1~3년 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라고 설명했다.
중증 근무력증은 자가면역질환으로 현재로서는 특정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발병 이후에 악화나 재발을 막는 예방적 관리는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소 교수는 "중증 근무력증 발병 후에는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고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에 유의하며 감염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도 질병 악화 예방에 도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