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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원인에 따라 진통제도 달라야... 꼭 알아야 할 진통제 선택법 ②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모두 같은 약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어떤 통증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 또 어떤 통증에는 이부프로펜이 더 잘 듣는다. 그 차이는 바로 '통증의 원인'에 있다. 붓기와 열이 동반되는 염증성 통증, 피로나 긴장으로 생기는 비염증성 통증 등 원인에 따라 작용 기전이 달라지고, 따라서 필요한 약 성분도 달라진다.
지난 기사에서 우리는 통증이 생기는 과정과 대표 진통제 성분의 작용 기전을 살펴봤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상봉 약사(한양대 겸임교수, 정다운약국)와 함께 염증성·비염증성 통증이 어떻게 다른지, 통증 유형에 따른 맞춤 성분과 성분별 주의 사항, 안전한 복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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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통증은 왜 생기는 걸까? "원인에 맞는 진통제 써야 효과 up " ①
염증성 통증과 비염증성 통증, 증상은 어떻게 다를까?
이상봉 약사는 "통증을 구분하는 첫 단계는 눈에 보이는 염증 반응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염증성 통증의 신호는 비교적 뚜렷하다. 눈으로 보기에 빨갛게 부어 오르거나 만졌을 때 뜨겁고, 누르면 아프며 단단하게 부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활동할 때 통증이 심해지고, 혈액검사에서 염증 수치(crp, esr)가 상승하는 양상을 보인다. 반대로 비염증성 통증은 겉으로 보이는 변화가 거의 없고, 근육 긴장이나 신경과민, 피로 누적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이 약사는 "발목을 삐어 붓고 열이 나는 경우라면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가 필요하고, 스트레스성 두통처럼 겉으로 변화가 없는 통증에는 아세트아미노펜도 무방하다"고 설명한다. 생리통 역시 자궁 내 염증 물질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것이 원인이므로 염증성 통증으로 분류된다.
통증의 원인에 따라 진통제가 달라져야 하는 이유
진통제는 모두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지만, 작용 경로는 완전히 다르다.
이부프로펜으로 대표되는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열은 염증 부위와 뇌, 척수에서 작용하며 염증과 통증, 발열을 동시에 완화한다. cox 효소를 직접 차단해 염증 매개 물질 생성을 막기 때문에 붓고 열이 나는 염증성 통증에 특히 효과적이다.
반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은 주로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서 통증 신호를 조절한다. 해열과 진통 효과는 뛰어나지만 염증 억제 작용은 거의 없어, 피로·긴장성 두통처럼 염증이 없는 통증에 적합하다.
즉, 염증이 뚜렷한 통증에는 염증 억제 작용을 가진 이부프로펜이, 염증이 없는 통증에는 중추신경 조절 작용이 강한 아세트아미노펜이 적합한 구조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도 성분 따라 달라… 작용 시간·효과로 구분되는 성분별 특징
이부프로펜은 염증 반응을 억제해 통증의 근본을 차단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의 대표 성분으로 꼽힌다. 또한 이부프로펜과 체내에서 작용하는 기전은 같지만 작용 시간과 특성이 다른 성분으로는 덱시부프로펜과 나프록센 등이 있다.
① 이부프로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성분으로, 염증·통증·발열을 완화하는 데 폭넓게 쓰인다. 급성 통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며, 염증으로 인한 발열∙통증에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성분이다.
② 덱시부프로펜
이상봉 약사는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의 '정제된 버전', 즉 통증 완화 효과를 내는 활성 성분만 추출한 형태로, 체내에서 작용이 빠르고 용량을 줄여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③ 나프록센
나프록센은 작용 시간이 길어 하루 두 번 복용으로 충분하며, 만성 통증이나 관절염 환자에게 적합하다. 이 약사는 "급성 통증에는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이, 장기적인 통증에는 나프록센이 더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증상별 성분 선택도 중요하지만 빠른 진통 효과가 필요할 때는 체내에서 녹는 과정이 필요한 알약, 즉 분말을 압축한 형태인 정제보다 액상형 연질캡슐 제형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캡슐이 물과 위액에 녹아 없어지면서 액상 성분이 바로 흡수돼 정제보다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분말을 정제화하기 위한 첨가물이 포함되지 않아 위장에 잔여물이 남지 않는다. 액상형 연질캡슐 중에서도 삼키기 쉬운 모양의 작은 사이즈를 선택하면 고령층도 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
증상별 효과 높이는 '복합제' 조합은? 올바른 복용 원칙
최근에는 증상에 따라 여러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이상봉 약사는 "복합제는 통증 양상에 따라 보다 세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보조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① 이부프로펜 + 파마브롬 : 생리 전 부종과 통증 완화에 효과적
이부프로펜과 파마브롬의 조합은 생리 전 부종과 통증을 동시에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파마브롬은 가벼운 이뇨 작용을 통해 체내 수분을 배출시켜 부종 완화에 기여하지만, 카페인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심장 두근거림이 생길 수 있다.
② 이부프로펜 + 디펜히드라민 : 야간 통증 완화
이부프로펜과 디펜히드라민의 조합은 항히스타민 성분의 졸음 유도 효과를 이용해 야간 통증으로 인한 수면 방해를 줄이는 데 유용하다. 다만 낮 시간 복용 시 졸림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고, 고령자는 혼란이나 낙상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
이 약사는 "복합제는 단일 성분으로 조절이 어렵거나 부가 증상이 동반될 때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5일 이상 장기 복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며, "성분이 중복된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량부터 간격까지, 안전한 진통제 복용 기준과 주의사항
어떤 약물이든 오∙남용 방지를 위해서는 용법∙용량을 준수하는 것이 필수다.
이부프로펜은 1회 200~400mg을 6~8시간 간격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은 1회 500~1,000mg을 4~6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며 하루 최대 4,000mg을 넘지 않아야 한다. 나프록센은 1회 250~500mg을 12시간 간격으로 복용한다. 위장에 부담이 있는 사람은 식사 직후 복용하고, 탈수나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서 대사되므로 음주자는 하루 2,000m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상봉 약사는 "복용량을 지키지 않으면 위장, 간, 신장 등 주요 장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start low, go slow', 즉 최소 용량으로 시작해 최단기간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이 약사는 "검은색 변이나 피 섞인 구토, 소변량 감소, 부종, 황달,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통제는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이 약사는 진통제는 '임시 해결책'이므로 통증이 지속되면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통증의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성분을 선택하며, 용량과 복용 기간을 지키는 것이 오남용을 줄이고 약효를 극대화하는 첫걸음이다.